2012년 7월 14일 토요일
도자기
"도자기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라.
이 그릇들은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닮았거든."
도자기. 아마 2007년인가 그 무렵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었던 웹툰입니다.
사실 연재될 때에는 존재도 모르다가 책이 출간된 후에야 우연히 알게 되어 작가인 호연님의 홈페이지를 자주 드나들었고, 거기서 지금은 자주 듣는 몇개의 음악도 접하게 되었죠.
작중 작가를 의미하는 듯한 캐릭터가 남자일 때도, 여자일 때도 있어 작가는 남자다 여자다 하는 소문도 많았는데, 그거야 열린 결말로 두기로 하고.
어떻게 보면 국가의 보물이고, 어떻게 보면 그저 예전에 살던 소시민의 작품이며, 사실 우리에겐 박물관 가면 유리 안에 놓여 있는 케케묵어 보이고 따분한 그릇(나만 그런건가? 내가 이상한건가~?)이었던 도자기를 소재로, 그 안에 얽힌 이야기나 감상을 톡톡 튀는 상상력과 꽉꽉 짜인 구성으로 재미있고 예쁘게, 때로는 가슴을 저밀고, 가끔은 날카로운 눈매로 묘사해내고 있습니다. 그 상상력과 표현력은 그야말로 경외로움 그 자체예요.
도자기로부터 일상을 따냈다는 느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 실은 도자기에도 그려져 있다는 느낌입니다. 과거의 도자기가 아니라 우리의 도자기, 우리의 일상, 우리의 얼굴이라고나 할까.
인용한 문구 그대로,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그린 도자기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꺼내어 그려낸 작품입니다.
후둑 후둑 비내리는 장마철 밤, 이 책을 펴고 당신이 좋아하는, 좋아했던 사람의 얼굴을 한번 더 마주해 보시길.
p.s 작가인 호연님에 대해선 남녀논란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하지만, 참 좋은 작품을 그려주시는 작가님임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 작품활동이 뜸한 거 아닌가 싶은데, 한번 더 빵 터뜨려주시길.
p.s2 책을 살 돈이 없다면 여전히 웹에 공개되어 있으니 한번쯤 정주행을 추천합니다.(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22090&seq=1&week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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